당신의 가슴에 비수가 되었던 그들의 피울음이 이곳에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597년 여름..그 바다에..서 ..
어둠의 바다.. "혀 보자구 어디..왜놈손에 죽나,,노젓다 쓰러져 죽나..죽는 거는 매 한가지 아녀?" 높은 물살과 역풍...그 바람을 뚫고 노를 저은 격군들의 노력으로 간신히 부산에 도착했으나 .. 그렇게 도착한 부산 앞 바다는 텅비어 있었고, 놀란 가슴을 수습하기도 전에 육지에서 날아오는 포탄,,배후에서 나타난 수백척의 왜선들..
공격은 시도조차 못하고 급물살에 힙쓸려 20여척의 판옥선 실종되고 말았으니 결정할수 있는 최선은 퇴각이었소.
퇴각하는 길에는 곳곳에 적이 매복해 있었고.. 군사들은 전투에, 배고픔에, 목마름에..점점 지쳐 기진맥진..숨쉴 힘도 없는듯. 더 항진을 했다가 탈진하는 군사들이 속출하여 모두 죽어나갈 판이니.. 잠시 기항을 한다는 것이 ..가덕도...
맑은 냇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내고는 긴장이 풀려 무기들을 던져놓고 물속에 뛰어들어 목을 축이는.. 잠시 행복했던 시간에.. "탕 ,..........." 소리와 함께 그들이 마신 물은 이생에서 마시는 마지막 물이 되었고, 맑은 시냇물은 붉은 핏물로 변했으며.. 적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그들을 맞이한 것은..죽음..정군관, 짝보.. 500여명의 군사들의 죽음...
그리고..1597년 정유년 7월 14일 칠천량.. 견내량 봉쇄..그 죽음의 바다에서..이제 돌아갈 수도 곳조차 막혀버린 그들..
<이미지출처:인디고님>
"보이는가 피비린내를 맡기 위해 모여드는 원혼들의 모습이... 내 눈에는 보인다네. 그 한사람 한사람의 원혼이 양날의 검처럼 나를 할퀴고 지나가네. 그들의 피로 물들였던 바다였으니.. 또한 나의 피도 원할 것일세."
노량으로 가는 전선위에서 장군은 권준에게 말씀 하셨었소.. 그들은 또한 나의 피도 원할 것이라고... 피비린내를 맡기 위해 모여드는 한사람 한사람의 원혼이 양날의 검처럼 장군의 심장을 할퀴고 있다고..
그 원혼들이 쌓여가더이다. 피맺힌 한을 품고,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던 그 바다....를 그들의 피로 물들이고 있더이다..
백발백중,,신궁의 솜씨를 발휘하여 화살이 과녁을 벗어나는 법이 없었으나 처음 싸움에 나가서는 적들이라 할지라도 사람한테 화살을 쏘지 못했던 마음이 여렸던 짝보..
자신의 상관에게 매번 발길질을 당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챙겼고.. 군관이 된 후로 훌륭한 지휘관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장군이 시행한 진중과거에 붙었다고 좋아하며 아이같은 해 맑은 미소를 지었던 정군관..
배에 미쳐 살다,, 낡은 배를 바다에 띄우려 하는 상관의 명을 거역하지 못해.. 군사들의 목숨을 살리고자 한밤중 낡은 배의 하갑판을 부수다 장군에게 콕 찍혀 장군의 손에 의해 조선 수군의 전선 건조 지휘장이 되어 나대용과 함께 조선수군의 발이 되었던 전선 건조에 몸을 바쳤던 수창..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하게 할 도리를 다 하고.. 말투까지도 상관이었던 김완과 똑 닮아..상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심성고운 사도진무..아..이분도 군관이 되었는데.,, 상관을 보호하려다 대신 칼을 맞았구려..ㅠ
배에 올라타면 멀미로 먹은 것 다 토해낼 정도로 힘겨워 했으나 그 고된 훈련을 모두 소화해 내어 최강 조선수군의 역할을 다 해냈던..상남. 너무도 고단하여 손에 쥐고 있는 주먹밥을 대만이 떼어가는 줄도 모르고 잠이 들기도 했고..항상 툴툴 거리면서도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상남..(닥치고 상남! ㅠㅠ)
같은 수사시절부터 이순신의 옳은 판단에 동조하여 협력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전라우수사 이억기
녹둔도에서 곱단을 잃고.. 전란으로 가족을 잃은후..돌쇠와 함께 장군이 있는 좌수영으로 찾아와 스스로 조선 수군이 되었던 일수..
동료들을 잘 이끌어 좌수영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화포장 대만.. 다리에 총을 맞았으니...혹시..?
이름을 모르는 수 많은 군사들.. 그 많던 전선들, 최고의 돌격선 귀선.. 피땀어린 그 노력들이..
왕과 조정의 그릇된 판단으로 조선 최고의 수군 장수의 손발을 묶었던 때.. 옳지 못한 것은 싸워서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장수의 비겁함에 어리석고 무모한 한 장수에 의해...
가덕에서, 칠천량 바다에서, 춘원포에서...모두 사라지고 말았더이다. 너무도 처참한 모습에,,너무도 참담한 상황에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끝나고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소.. 어찌 이년 뿐이었으리오? 울컥하는 마음에 가슴은 치밀어 오르고, 그들이 흘린 핏방울이 어디에선가 슬프게 울고 있는 것 같아..그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모두 잠들수 없었을 것이오.
이 깊은 분노를... 이 깊은 허탈함을.. 이 깊은 슬픔을..
"좀 더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내가 ..틀리고 이순신이 옳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가 옳았다는 것을 사흘..아니 이틀전에만 깨달았다도.. 함대를 모두 잃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늘로부터도 역사로부터도 용서받지 못할 자는...나 하나로 족하다.."
좀 더 일찍 깨닫지 못한,,어리석고 무모한 한 장수.. 그는 지금까지도 역사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소. 아니..영원히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이오... 무모한 출전과 칠천량의 패배..그것을 지나간 역사로 돌리기에는 조선이, 조선 백성이 감당했던 댓가가..너무나 컸기 때문이오. 칠천량에서의 살육,,,그 뒤로 이어진 전라도에서의 살육..들...
가신 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몇번이나 쓰려다 ..못 쓰고 ..쓰다 지우고.. 겨우 씁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으면서도..님들을 지켜보기가, 보내드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울음같은 부활을 위해
당신들이 가고 없는 좌수영..당신들의 웃음으로 가득했던..희망의 땅 좌수영.. 당신들이 생사를 같이했던..좌수영의 바다에 해가 집니다. 찬란한 빛으로 세상을 밝게, 고르게 비추다.. 제 할일을 다 한듯 희미한 모습으로..당신들이 잠든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가 집니다
그러나.. 내일이 되면 또 태양은 떠 오르겠지요. 가장 깊은 절망속에서도 불꽃처럼 희망이 솟아오르듯.. 당신들의 값진 희생을 딛고, 당신들의 더운 피가 흐르는 그 바다에 태양이 다시 떠오르듯 적의 창끝이 거두어 지지 않은 조선을 그대로 두고 볼수 없는이.. 침탈과 살육과 폭압이 멈추어지지 않아 고통받는 백성들을 그대로 두고 볼수 없는이..
"최선의 상황을 위해 노력을 해야 겠으나..최악의 경우를 대비는 해야겠지.." 장군이..울음같은 부활을 위해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인간이기에 느꼈을.. 분노와 노여움을 베고, 슬픔과 눈물을 담고..가신 당신들을 가슴에 담아.. 장군은 다시 희망의 불꽃을 피어낼 것이고.. 당신들은 다시 부활할 것입니다.
드라마가 끝난후.. 깊은 슬픔으로 애도의 글이 많이 올라왔을 것이다 생각하고 찾아간 공홈의 글들을 접하고..진한 슬픔을 맛 보아야 했소.. 진심으로 슬퍼하며..추모의 글을 올린 분.. <이종학>님 뿐이었다오. 더 있었는데 못 찾았을지도...모르겠소만.. 그 공홈의 글들을 뼈아프게 보며 오래전 읽었던 E.H Carr의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말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더이다..
그러나..오늘은 역사가 어떻니..왜곡이 어떻니.. 운운하는 되새김의 시간보다는.. 생떼같은 목숨을 조국을 위해 바친 당신들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렵니다. 가신님들의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 불러드리렵니다. 님들이여..편히 가소서 ~~
아울러.. 불멸 가족이 되어 웃고, 울고,,몸 다쳐가며 혼신의 연기를 보여 주셨던 연기자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못 뵌다고 생각하니 벌써 그리워 집니다.
